유럽의 주요 관광국 4곳에서 A형 간염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를 인용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에서 최근 A형 간염 감염 사례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염 확산으로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4개국에서 보고된 A형 간염 사례는 총 209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슬로바키아가 880건으로 가장 많았고 헝가리에서는 성인 환자를 중심으로 530건이 발생했다. 체코는 600건 중 6명이 사망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87건 중 3명이 숨졌다. 이는 이미 지난해 전체 감염 수치를 초과한 수치다.
A형 간염은 감염자의 배설물로 인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경우 감염되며 위생 관리가 미흡한 환경에서 특히 잘 전파된다.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섭취하는 어린이들이 특히 감염되기 쉽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야외 활동이 많은 관광객 등이 취약층으로 꼽힌다.
질병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방치될 경우 급성 간부전이나 황달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돼 사망 위험도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구토, 피로감, 회색 변, 피부 가려움증 등이 있다.
체코 국립보건연구소의 바르보라 마치코바 소장은 “A형 간염 예방을 위해 여행 전 백신을 반드시 맞을 것을 권장한다”며 “특히 동유럽과 중부 유럽 지역 여행 예정자들은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의 ‘바이러스 간염 관리지침(2025)’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A형 간염 감염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3989명에서 2021년 6583명으로 일시 증가했으나 이후 2022년 1890명, 2023년 1324명, 2024년 1176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음식 익혀 먹기 △물 끓여 마시기 △위생적으로 조리하기 등의 일상 속 위생 수칙을 강조했다. 또한 A형 간염 유행 지역으로의 여행이나 장기 체류를 계획하고 있다면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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