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9월 베이징에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대회’와 열병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후허핑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24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기자회견에서 “9월 3일 베이징시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부대 사열을 포함한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가 성대하게 열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당 총서기)은 이날 정오 베이징에서 열릴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저녁에는 당정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문예 행사에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우쩌커 군사위원회 합동참모부 작전국 부국장(소장)은 “우리 군 장비 체계 건설의 최신 성과를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공중 작전 역량 체계화 수준과 빠르게 높아진 선진 전투력을 보일 것”이라며 “차세대 재래식 무기의 기초 위에 일부 무인·스마트, 수중 작전, 네트워크·전자전, 초음속 등 신형 작전 역량을 검열, 미래 전쟁에서 승리하는 강대한 능력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군은 열병식에서 최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할 계획이다. 우 부국장은 “이번 열병식은 도보방대, 장비방대, 공중제대로 구성됐고 설계상 해방군과 무장경찰부대를 과학적으로 배치해 각 열병대와 제대를 세심하게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10년 전 행사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둥펑-21D’ 등을 공개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지대공 미사일 훙치(HQ)-29를 공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CMP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HQ-29로 추정되는 대형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이 베이징 방향으로 이동 중인 모습이 포착돼 9월 열병식에서 이를 처음 선보일 수 있다는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HQ-29는 중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차세대 지대공 미사일로, 현재까지는 세부 제원이나 배치 현황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HQ-9보다 업그레이드된 신형 무기체계로, 해외에서는 ‘중국판 패트리엇(PAC-3)’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은 80주년 열병식에 해외 정상 등을 초청할 예정이다. 승전 70주년이던 지난 2015년 9월 열린 톈안먼광장 열병식에 당시 우리나라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후 부부장은 “우리는 관련 국가의 지도자와 전직 요인, 고위급 당국자, 국제기구의 주요 책임자, 외국 사절(대사), 무관, 국제기구 중국 주재 대표를 초청할 것”이라며 "중국 승전에 공헌한 국제 친구나 유족 대표가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고, 관련 상황은 앞으로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초청 명단은 소개하지 않았으나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 전통적으로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이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월 31일∼9월 3일 나흘간 중국을 방문해 승전 기념식 등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친미·반중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안보 드라이브에 맞서 대만과의 '통일 전선'을 강조 중인 중국은 국민당 소속으로 항일전쟁에 참여한 노병들도 올해 기념행사에 초청하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1937년 7·7사변(노구교사건) 당일인 오는 7월 7일에는 중일전쟁 발발 88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9월 3일을 전후로는 홍콩·마카오·대만과 해외 인사들을 초청한 좌담회와 학술 행사도 열 계획이다.
아울러 만주사변 당일인 9월 18일에는 선양 ‘9·18 역사박물관’에서 타종식을 진행하고, 10월 25일 무렵에는 ‘대만 광복 80주년 대회’를, 12월 13일에는 난징대학살 국가 추모식을 각각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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