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271560)의 러시아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초코파이가 유통망 확대, 현지화 제품에 힘입어 인기가 나날이 커지며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해 1~5월 러시아 매출은 1235억 원으로 전년 동기(832억 원) 대비 48.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 지역 매출이 4639억원에서 4837억원으로, 베트남 매출이 1827억원에서 1968억원으로 각각 4.3%, 7.7%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5월 한 달에만 290억 원어치가 팔리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통상적으로 하반기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러시아 매출이 3000억 원에 육박하면서 베트남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해외 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오리온은 1993년 러시아 수출을 본격화한데 이어 2003년 현지법인 설립 후 현재 러시아 물량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의 고성장세는 생산력 확대와 유통 채널 확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오리온 러시아 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107%에서 올해 1분기 119%로 확대됐다. 초과 수요로 인해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3분기 중 파이 생산라인도 2개 증설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2022년에도 초코파이 공급 확대를 위해 기존 트베리 공장에 신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는 특히 초코파이가 실적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의 전체 매출에서 파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기준 82%로 중국(28%)이나 베트남(4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최근에는 X5, 텐더 등 러시아 주요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렸다. 체리맛·망고맛·라즈베리맛 등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들이 인기를 끌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러시아 군부대나 징집병에게 제공되는 위문품 상자에 초코파이가 포함되는 사례도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매출도 전년 대비 10% 성장했지만 특히 러시아의 경우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량 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7%에서 올해 상반기 약 1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3년 내에 베트남을 뛰어 넘는 해외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초코파이에 이은 히트상품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현지에 젤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과일 모양을 구현한 ‘알맹이 젤리보이’를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는 현재 오리온 글로벌 실적에서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라며 “공장 증설과 제품 다변화를 통해 하반기에도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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