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하고 있는데도 국내 휘발유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자 정부가 시장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단기적 상승세로 그친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서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 주재로 정유·주유소 업계 및 유관기관과 함께 석유 가격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격화됐을 당시 상승한 국제 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국내 유통 가격이 적절한지 업계와 함께 검토한 것이다.
이 실장은 “석유제품은 국민 생활의 필수재”라며 “국민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한 석유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업계에서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도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부는 유류세 인하조치를 8월 말까지 2개월 연장한 바 있다. 또 산업부는 향후 2주간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을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분쟁 탓에 6월 들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월 30일 배럴당 60.8달러였으나 6월 18일에는 75.1달러가 됐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같은기간 배럴당 63.9달러에서 78.9달러로 튀었다. 다만 6월 24일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한 뒤에는 WTI와 브렌트유 모두 다시 배럴당 60달러대로 복귀했다. 골드만삭스 등 해외 기관에서는 2025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중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국내 석유류 가격은 최근 들어 오름세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6월 1주 차에 ℓ당 1630원이었으나 25일에는 1668월까지 올랐다. 경유 가격 역시 같은기간 ℓ당 1491원에서 1532원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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