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향후 10년 내 초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ASI)의 최대 플랫폼 제공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 회장은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그룹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AI 생태계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들어 미국 반도체 암페어를 65억 달러에 인수하고 대화형 AI의 시초 챗GPT를 만든 오픈AI에 최대 40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는 등 대규모 AI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픈AI를 주축으로 미국의 AI인프라를 구축하는 5000억 달러 규모 초대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앵커 투자자로 참여한다. 손 회장은 오픈AI에 대해 "매출이 6개월 만에 두 배 늘었다, 현재 연환산 매출은 100억 달러 규모"라며 "몇년 내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나는 오픈AI에 모든 것을 걸었다"며 "더 일찍 투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AI 투자에 대한 포부도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의 구글과 같은 지배적인 기술 플랫폼 제공업체의 '승자독식' 역학 관계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능력을 1만 배 초과하는 AI기술인 ASI의 최대 플랫폼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선두가 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손 회장은 "사람을 초과하는 ASI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은 50년 전부터 변하지 않았다"며 "소프트뱅크그룹은 ASI를 실현하게 위해 창업했다, 성격상 1위가 아니면 싫다"고 덧붙였다.
AI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시장 규모를 600조 엔으로 전망하며 소프트뱅크그룹이 그 중 하나가 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10년 후에는 전세계 GDP의 5% 정도를 ASI가 차지할 것"이라며 "이익률 50%라면 600조 엔 정도의 수익을 몇 개의 회사가 나누게 될 것인데, 우리가 그 중 하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손 회장은 "미국은 세계 최대의 AI 중심지"라며 "가장 큰 기회의 나라고, 허가가 필요하므로 미국 정부와 생각을 공유하고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손 회장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주에 1조 달러 규모의 거대한 AI 산업단지 건설을 추진한다고 알려졌는데 미국 정부의 지원과 세금 완화, 그리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프트뱅크그룹은 AI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면서 투자 실탄 확보도 가속화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미국 통신사 T모바일 주식 2150만 주를 장외에서 할인 매각하는 등 투자 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날 손 회장은 '1000조 엔을 받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ASI 기반 구축에 전념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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