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에 담긴 물, 탄산음료, 맥주 등 음료가 플라스틱 용기(페트병)에 담긴 음료보다 5~50배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유리병과 플라스틱병에 담긴 레모네이드, 아이스티, 청량음료, 맥주 등 10여 종의 음료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과학 전문 매체 퓨처리즘을 통해 소개됐다.
유리병에 담긴 탄산음료, 레모네이드, 아이스티, 맥주에서는 평균적으로 리터(ℓ)당 약 1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이는 플라스틱병이나 금속 캔에서 발견된 양보다 5~50배 더 많은 수준이다.
연구를 이끈 이셀린 샤이브는 “플라스틱병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반대 결과였다”고 말했다.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출처는 유리병이 아닌 병뚜껑 페인트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병뚜껑 페인트와 동일한 색상과 구성인 것을 확인했다”며 “뚜껑끼리의 마찰로 떨어진 입자가 음료에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료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었다. 생수와 탄산수는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유리병 생수는 ℓ당 4.5개, 플라스틱병 생수는 ℓ당 1.6개가 검출됐다. 와인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유리병 음료 속 미세플라스틱 유입은 비교적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병뚜껑을 공기로 불어내 먼지를 제거하고 물이나 알코올로 세척한 뒤 음료를 밀봉하면 미세플라스틱 검출량이 약 60% 감소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