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남쪽 도카라 열도에서 잇따라 소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대지진 징조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카라 열도에서는 이달 21일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진도 1을 넘는 지진이 총 525회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적인 강도를 나타내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 당시 해당 지역 사람들의 체감이나 주변 사물의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1은 가장 약하고 7은 가장 강하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이날에도 40회 넘는 지진이 이어졌다. 가장 강한 지진의 규모는 4.7이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놀랄 정도인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이 지역에서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에도 각각 300회가 넘는 소규모 지진이 연달아 일어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카라 열도 주변은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파고드는 류큐 해구와 인접해 있다"며 "이 일대에는 화산섬과 해저 화산이 많아 지각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군발지진이 이어지자 SNS에서는 ‘도카라의 법칙’이라는 속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는 도카라 열도 부근에서 지진이 계속되면 다른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코세 히사요시 구마모토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을 통해 "이번 지진은 모두 규모가 작다"며 "이 정도의 지진이 거대 지진을 일으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과학대 교수는 닛케이를 통해 "일본은 본래 지진이 잦은 지역이기 때문에 군발지진과 다른 지점의 지진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며 "도카라 지진과 거대 지진 사이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남부 난카이 해곡에서 30년 이내에 약 8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알려진 규모 8~9의 대지진과 관련해서도 "해역이 다르기 때문에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카라 열도의 군발지진과는 별개로 홍콩 등에서는 만화가 다쓰키 료의 ‘내가 본 미래 완전판’ 등을 근거로 일본에서 올해 7월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런 대지진설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홍콩인의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 및 지역 중 홍콩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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