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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청 美퍼듀대 교수 "관광산업 키우려면 톱 다운 방식 강력한 리더십 필요" [관광대국 2030 로드맵]

관광산업 국내총생산 3% 불과

"대통령실 산하 전담조직 필요"

아베 직보 시스템 일본이 모범

"탑다운으로 드라이브 걸어야"

장수청 미국 퍼듀대 교수. 이경운 기자




“관광 산업을 경제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며 강력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장수청 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겸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지난달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제조업 중심의 수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한 만큼 ‘톱 다운(top down)’ 방식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관광 산업을 육성해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지난달 24~25일 경주에서 개최된 한국관광학회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현재 한국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에 그친다. 부족하지만 역설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국내 관광 산업의 GDP 비중은 유럽 선진국(14%)은 물론 글로벌 평균인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이를 끌어올리는 것이 성장 정체에 빠진 한국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GDP 비중을 키우기 위해서는 관광 산업 고도화가 필수다. 장 교수는 “지금 한국 관광은 백화점이 아닌 남대문시장 같은 저가·대중형 구조”라며 “항공·숙박·식음료·엔터테인먼트 등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복합 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고도화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관광 산업의 리더십 개편을 제시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관광 업계에서는 현재의 문화체육관광부 시스템에서 벗어나 관광 산업만 전담하는 ‘관광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 교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관광 전담 조직을 대통령실 산하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관광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면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관광 정책 톱 다운 리더십의 모범 사례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선진국으로 우뚝 선 일본이 꼽힌다. 2010년대 초만 해도 한국에 뒤처졌던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불과 10여 년 만에 급성장했다. 지난해 3700만 명으로 연간 40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팬데믹 이전 2019년 기록(1750만 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한국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장 교수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관광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고 총리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법령과 규제를 분기별로 뜯어고치는 강력한 리더십이 일본 관광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국가적 리더십이 개편돼야 외국인 관광객에게 친화적인 다양한 시스템 변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한국은 사실상 ‘디지털 섬나라’로 외국인을 소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택시나 배달 플랫폼에서 해외 신용카드가 사용 불가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부처별로 파편화된 규제가 복잡하게 작용한 결과로 보이는데 이는 톱 다운 방식으로 위에서 드라이브를 걸어야 풀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바운드 관광객이 서울을 중심으로 부산과 제주 등 일부 도시에만 집중되는 현상도 새로운 리더십이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는 우수한 관광 자원이 있는데도 지역별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시스템이라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장 교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만 해도 일본의 교토 같이 역사가 깊은 도시인데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경주는 하나의 여행권으로 묶어 허브인 ‘부산’과 함께 성장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전략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만 익숙한 지역 도시들을 통합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해야 이후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시스템을 짜고 새로운 권역 관광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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