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위탁생산 업체 폭스콘이 인도의 애플 아이폰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기술자들을 대거 본국으로 돌려 보냈다. 인공지능(AI) 대응 실패, 반독점 규제 등으로 가뜩이나 위기에 몰린 애플이 숙련 기술자 이탈에 따른 생산 비용 상승 부담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주요 외신들은 아이폰 생산 거점을 인도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중국의 압박과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독촉이 겹친 결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약 두 달 전부터 인도 아이폰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기술 인력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조치로 폭스콘의 인도 공장에서 중국인 직원 300명 이상이 빠져나갔고 현장에는 대만인 직원들이 주로 남았다.
당초 폭스콘은 중국 공장에서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아이폰 대다수를 생산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생산 거점 다각화에 나섰고 4년 전부터는 인도에서도 아이폰을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인도산 아이폰 비중은 전 세계 판매량의 20% 가량으로 커졌다. 폭스콘은 그 과정에서 기존 중국 공장에 있던 기술 인력을 인도로 데려 와 현지 직원을 교육하는 일을 맡겼다.
블룸버그는 폭스콘이 중국인 직원들을 귀국시킨 이유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기술 유출 규제 움직임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애플을 향해 “인도가 아니라 미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하라”고 거듭 촉구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중국인 기술자들이 떠나면서 인도 아이폰 공장의 생산 효율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비싼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블룸버그는 “폭스콘이 인도 남부에 새 공장을 짓는 등 애플이 아이폰17의 생산을 늘리려는 과정에서 악재가 발생했다”며 “중국인 기술자의 이탈이 공정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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