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사업과 서울의료원 부지 등 시유지에 지역상생리츠 도입을 추진한다. 개발 이익을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리츠를 통해 사업의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다. ★ 본지 5월 19일자 1·20면 참조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지역상생리츠를 남산 곤돌라 사업과 서울의료원 부지, DMC 미매각 부지 등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의 지시가 있었다”며 “시유지를 특정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방식보다 리츠를 통한 개발이 시민들 입장에서 효용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지역상생리츠를 통한 개발을 지시한 이후 추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산 곤돌라 사업이 지역상생리츠를 통해 개발될 경우 지역상생리츠에 대한 평가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산 곤돌라 사업은 특정 기업이 남산 곤돌라 사업 운영권을 독점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서울시가 시 재정을 통해 추가적으로 곤돌라 설치를 하기로 한 사업이다. 현재는 기존 운영 기업의 소송 제기로 공사는 멈춰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많은 시민이 출자한 리츠를 통해 곤돌라가 운영되면 특정 기업에 이익이 종속되는 기존 사업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지역상생리츠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곤돌라 등 개발 사업에도 지역상생리츠를 적용할 수 있다”며 “개정안의 시행규칙을 만들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높은 토지 가격에 유찰을 거듭하고 있는 DMC 미매각 부지와 현재 영동대로 지하화 건설을 위한 기자재 창고로 사용되는 서울의료원 부지에도 지역상생리츠 도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서울시만의 지역상생리츠 ‘브랜드화’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지역상생리츠는 일반적인 개발 형태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저자본·고부채’ 구조와 달리 안정적인 자기자본을 유지하고 시민들에게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라며 “부동산 개발 업계가 PF 부실 사태와 건설 경기 악화로 자금력이 떨어진 만큼 지역상생리츠가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연말 지역상생리츠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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