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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남북열차, 도라산역서 다시 출발하길"

■박홍균 코레일 도라산역장

작년 北 경의선 구간 폭파 직접 들어

도라산역, 북으로 가는 첫번째 역

방문객들 긴장감과 통일 염원 교차

37년간 코레일…은퇴후에도 같은 길

후배 철도인 서비스정신 잊지 말아야

박홍균 도라산역장이 인터뷰를 마친 후 열차 승강장에서 무전기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파주=오승현 기자




“도라산역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의 종착역이 아니라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입니다. 퇴직하기 전에 끊겨 있는 남북 철도가 다시 연결되는 날을 열망합니다.”

지난달 28일 131주년을 맞은 철도의 날을 전후해 만난 박홍균 코레일 도라산역장은 “1988년 코레일의 전신인 철도청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철도와 함께했다”며 “남북을 잇는 상징적 장소인 도라산역이 마지막 근무지가 될 것 같은데 퇴직하기 전에 경의선이 다시 개통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6월 정년 퇴직하는 그는 “남북 접경지에서 맞는 철도의 날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며 “마음속으로 남북 철도가 다시 연결돼 북한과 중국을 넘어 유럽까지 이어지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했다”고 전했다.

박 역장이 철도청에 입사한 1980년대에도 철도가 고속버스에 밀려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은 기차가 국민 교통 수단으로서 확실하게 자리 잡았고 그 과정에 함께할 수 있어 고맙고 자부심도 크다”며 “지난해 6월 도라산역장으로 부임해 남북 관계 상징이자 안보의 최전선인 도라산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역장은 도라산역이 단순한 철도역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통일 교육의 현장이자 외국 주요 인사들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남북 접경지로서 도라산역은 통일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는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되듯 도라산역을 찾은 방문객들은 통일의 필요성을 직접 체감하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며 “이곳을 방문하는 국민들도 통일이 먼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박홍균 코레일 도라산역장이 승강장에서 무전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주=오승현 기자


박 역장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을 강조하는 제스처로 경의선 일부 구간을 폭파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보고 철길 연결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북한이 파손시킨 철길 폭발음과 우리 군이 경고 사격을 하는 기관총 소리를 직접 들었다”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 남북 철도를 연결했는데 한순간에 철길이 폭파되니 너무 허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고 했다. 박 역장은 “우리 쪽 철길은 잘 보존돼 있고 북측만 연결되면 언제든 열차 운행은 가능하다”며 “앞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돼 다시 철도가 연결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도라산역을 처음 찾는 방문객들의 반응은 늘 특별하다. 군 검문을 거치고 오면서 전방이라는 실감을 하게 되고 기차가 가는 방향을 알리는 ‘개성’이라는 표지판을 보면 통일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레 떠오른다고 한다. 그는 “여긴 자연의 평온함과 전방의 긴장감이 공존하는데 마치 ‘태풍의 눈’과 같은 곳”이라며 “방문객들이 오면 도라산역의 역사와 현재 상황, 그리고 남북 철도 연결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철도가 대륙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희망을 함께 나눈다”고 전했다.

박 역장은 철도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철도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교통 수단”이라며 “특히 물류에 있어서 철도가 중심이 되면 국가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후배 철도인들을 향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 역장은 “코레일 직원들은 서비스 정신이 알파이자 오메가”라며 “여행이든 업무든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철도원’으로서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철도에 청춘과 인생을 다 바쳤다’는 그는 “퇴임 후에도 철도 관련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내년에 퇴임해도 마음은 항상 철도와 함께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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