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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보다 더 세게 나오는 룰라 “브라질, 美와 무역 안 해도 살 수 있다”

자국 매체 인터뷰서 美와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시사

브릭스 '단일 통화' 재차 거론하며 트럼프 '자극'

"美와 갈등, 내년 대선 앞둔 룰라에 오히려 호재" 분석도

루이스 이나시아 룰라 다 시우바(왼쪽) 브라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아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과의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현지 언론 헤코르드 TV와 인터뷰하며 “우리는 우리 제품을 구매할 다른 다른 파트너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브라질이) 미국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브라질에 상호관세 50%를 부과하며 이전(10%)보다 관세율을 40%포인트나 대폭 인상한 데 대해 무역 단절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또 이날 브라질과 중국, 러시아가 속한 경제 연합체 브릭스(BRICS)의 단일 통화 창설에 대해서도 재차 언급했다. “남미 국가와 유럽, 중국과 무역을 위해 (미국) 달러를 구매할 의무가 없다”, “우리는 자체 통화로 무역을 할 권리가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브릭스 단일 통화 창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일 통화 성사 시 관련국에) 관세 100%를 매길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을 정도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릭스 단일 통화를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룰라 대통령이 50%의 고율 관세를 예고한 미국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의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의 10% 가량으로,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손실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이 경제적 피해를 감내하느니 맞불 작전에 나선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현지 매체 글로부TV와 인터뷰에서 “관세 전쟁은 끝이 없을(endless) 수 있다”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서 쉽게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이 내년으로 다가온 브라질 대선을 염두에 둔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며 그 배경으로 브라질 내에서 진행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을 걸고 넘어지며 이를 ‘마녀 사냥’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자신과 1.8%포인트 격차로 ‘초박빙’ 승부를 벌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박해한다고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룰라 대통령으로 정치적으로 궁지로 내모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지세를 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는 분석했다. 브라질 제툴리우 바르가스 대학원의 올리버 스투엔켈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의 브라질에 대한 관세는 보우소나루에겐 역풍으로 작용하면 그의 보수 동맹이 가진 정치적 전망에 해로울 수 있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룰라 대통령이 잘 대응할 경우, 그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캐나다 총선에서 반미 정서를 타고 기사회생하며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자유당과 마크 카니 총리 사례가 그 비등한 사례라는 취지다.

스투엔켈 교수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도 “트럼프의 브라질 내정에 대한 노골적 간섭은 룰라 정부에 도움이 되는 결집 효과(rally-round-the flag effect)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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