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도’ 대전이 ‘일류경제도시’를 향한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에 강점을 지닌 지역으로서 과학기술 기반에 기술창업과 민간의 역동성을 더해 과학과 경제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실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과학은 연구실에서 태어나지만 기업은 시장에서 자란다. 대전은 지금 두 세계를 하나의 성장 궤도로 연결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이 창업으로, 창업이 상장으로, 상장이 다시 청년 취업 등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대전형 성장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민선 8기 이후 과학에 기반한 기업이 경제와 만나 대폭발하면서 대전 경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대전테크노파크(대전TP)에 따르면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반의 신약 개발 기업 인투셀이 지난 5월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대전 지역 상장기업 수는 총 66개로 늘었다.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66조3000억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는 전국 5대 비수도권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치이자 지역내총생산(2023년 기준 54조 원)을 초과한 유일한 사례다. 기업 기술력과 성장성이 실질적 경제 규모로 연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알테오젠, 펩트론, 레인보우로보틱스, 리가켐바이오 등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바이오, 로봇, 반도체 등 대전 6대 전략산업에서 대전기업들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전시는 그동안 창업부터 스케일업,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상장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기업지원체계를 구축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왔다. 대전테크노파크가 운영하는 ‘D-유니콘 프로젝트’와 ‘IPO 상장 프로그램’은 전주기 체계의 핵심축이다. D-유니콘 프로젝트는 유망 기술창업 기업을 선발해 자금, 컨설팅, 글로벌 진출 등을 지원한다. 현재 30개 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누적 투자유치 3700억 원, 매출 1644억 원, 고용 300명 이상을 달성했다. 올해는 10개 기업이 4기로 선정돼 맞춤형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IPO 상장 프로그램 역시 지역 유망기업 상장과 투자유치를 견인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기업상장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대전 고유의 전문 프로그램으로, 타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만큼 높은 성과와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통한 실질적 성과도 뚜렷하다. 민선 8기 들어 신규 상장한 대전기업 18개 중 9개가 두 프로그램을 통해 상장에 성공했다. D-유니콘 프로젝트로를 통해 아이빔테크놀로지, 와이바이오로직스, 플라즈맵, 원텍 등이 상장했고 IPO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에르코스, 오름테라퓨틱, 코셈, 한빛레이저 등이 상장에 성공했다. 최근 상장한 인투셀은 두 프로그램 모두에 참여했고 인공지능(AI) 최적화 기술기업 ‘노타’는 IPO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우연 대전TP 원장은 “전국 최초로 도입된 대전투자금융의 투자가 더해지면서 대전 기술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대덕특구의 R&D 기반이 기술 상용화와 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아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지원을 통해 기술기업 육성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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