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을 청사로 초청한 것을 두고 현직 검사가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임 지검장은 “오해 말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기자 출신 김석순 의정부지검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임은정 검사장께서 17일 박 대령과 백 경정을 동부지검에 초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했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검사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처신을 넘어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분 중 한 분은 해병대 수사단장이고 한 분은 화곡지구대장으로 서울동부지검과 업무 연관성이 없다"며 "왜 근무 시간에 업무 연관성이 없는 분들을 불러 말씀을 나누는가. 하려거든 근무 시간 외에 청 외에서 따로 뵙는 게 맞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좋은 뜻인 줄은 알겠지만, 국가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정된 일정을 재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 지검장도 직접 댓글을 남겼다. 그는 백 경정이 제기한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동부지검이 직접 수사하지 않지만, 청사에 사무실이 있는 대검찰청 합동수사팀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수사가 진척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고 약속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경정님 혼자 오시는 것보다 박 대령님이 같이 오시면 좀 더 마음을 열 수 있을 듯 해 같이 오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불신을 풀고 수사가 진척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니, 오해하지 마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 지검장은 오는 17일 박 대령, 백 경정과 동부지검에서 비공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백 경정은 세관의 마약 밀수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대검찰청은 해당 의혹 실체 규명을 위해 서울동부지검에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 중이다.
박 대령은 2023년 7월 19일 발생한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담당했을 당시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에 따르지 않고 항명했다는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기소됐다가, 이달 9일 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