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의 한 무인 사진관에서 한국인 여성 2명이 현지 여성들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 여성의 회사 측이 입장을 밝혔다.
가해자 중 1명인 한국인 여성 A씨가 근무했던 전자부품 제조기업 B사의 베트남 법인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11일 저녁 하노이 미딩 소재 포토부스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베트남 당국, 베트남 국민, 한인교민, 당사와 관련된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법인 측은 이어 “이 사건은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했었고, 현재 한국 본사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 직원이 베트남 출장 중(지난 9일~14일) 베트남인 2명을 폭행한 사건”이라며 “당사는 직원의 비윤리적인 행위가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베트남 법규를 준수하고, 베트남 문화를 존중하며, 베트남 직원과 함께 발전한다’는 회사의 경영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통감한다”고 설명했다.
법인 측은 “본 사건은 직원이 퇴근 후 발생한 일이라 지난 14일 정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건이 널리 퍼진 후에야 상황을 인지했다”며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건과 관련된 피해 당사자, 사건이 발생했던 포토부스 관련자 및 베트남 공안과 연락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법인은 후속 조치 사항을 상세히 전했다. △폭행 가해자인 본사 직원 퇴사 조치 △폭행 피해자에 진심 어린 사과와 구제를 위한 최선의 노력 △베트남 법인 주재원 및 본사 전 직원 대상 해외 근무 시 행동 강령 제정과 주기적인 교육 실시 △베트남 당국에 적극 협력해 사건 경위·원인 파악 등이다.
17일 오전 기준 해당 사의 홈페이지는 ‘일일 데이터 전송량 초과’로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앞서 지난 15일 뚜오이째와 베트남뉴스(VNS) 등 현지 매체는 이달 11일 오후 9시께 하노이 미딩 지역의 한 무인사진관에서 한국인 여성 2명이 베트남인 여성 2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사건은 피해자로 추정되는 베트남 여성 중 한 명이 사건 경위를 한국어로 번역해 국내 SNS에 게재, 도움을 요청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사진 촬영을 위해 기다리던 한국인 여성 2명이 먼저 사진을 촬영하고 있던 베트남인 여성 2명에게 느닷없이 달려들어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모자를 떨어뜨리는 등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베트남 여성이 반격하면서 몸싸움으로 번졌고, 이 과정에서 한국인 여성이 베트남 여성을 발로 차거나 서로의 머리를 쥐어뜯는 난투가 벌어졌다.
한국인 여성들은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빨리 끝내라”며 소리를 지르는 등 재촉하다 시비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베트남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확산해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이 퍼지고 피해 여성들의 구체적인 호소가 이어지면서 온라인상에는 가해자 A씨의 신상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나 역시 포토부스 폭행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신상이 유출된 피해자”라며 “일단락된 일이니 더 이상의 신상 유출은 없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측은 “일부 개인의 일탈에 가까운 이번 사건이 양국 국민 감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 우리 대사관은 물론 베트남 측도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이 베트남에서 각종 사건에 휘말리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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