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플랫폼스(이하 메타)가 이스라엘군이 쓸 무기를 살 돈을 기부해달라는 친이스라엘 단체들의 유료 광고들을 또 실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는 언론이 취재를 시작하자 광고를 급히 삭제했다.
2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이 전하며 이런 광고들은 불법 소지가 다분할 뿐만 아니라 메타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광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감시를 하는 글로벌 소비자단체 에코는 이런 이스라엘군 무기 구입비 모금 광고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레드에 올라온 사례가 올해 3월 이후만 따져 117건 이상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코에 따르면 이 광고들은 노출 건수가 7만6000회 이상이었다.
이 광고들에는 "우리 드론 대부분이 망가졌고 대체품이 없다"는 등 마치 이스라엘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이나 부대가 기부금 모집에 나선 듯한 느낌을 주는 문구가 포함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런 광고들을 이스라엘군이 직접 낸 것은 아니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적발된 117건의 광고 중 97건은 기부금으로 구입할 특정 드론 모델을 구체적으로 지정해뒀으며, 이 중 무기 광고 페이지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메타가 무기 모금 광고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코는 지난해 12월에도 이런 무기 모금 광고 98건을 발견해 메타 측에 신고한 적이 있다. 당시 메타는 이런 광고 중 상당수를 삭제했으나, 똑같은 단체들의 똑같은 광고들을 또 실어준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에코 활동가 마엔 하마드는 "이는 말 그대로 누구든지 돈만 주면 메타가 받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메타의 공보 담당 직원 라이언 대니얼스는 가디언과 에코가 기사 송고 전에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한 후에 메타가 문제의 광고들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사회 문제, 선거, 정치에 관한 광고는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하고 광고비를 낸 광고주가 누구인지 사용자들에게 밝혀야 한다면서, 삭제된 광고들은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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