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하는 ‘지니어스법’이 통과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 이견이 없는 토큰증권(STO) 법안은 8월 중 처리하며 법제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는 민주당: 코스피 5000시대 실현을 위해 민주당이 할 일(금융편)’ 세미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글로벌 디지털금융 G2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민 의원은 앞서 디지털자산기본법과 STO법, 비트코인 현물 ETF법(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등 ‘디지털자산 3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중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5억 원 이상 국내 법인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한다.
민 의원은 강연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며 빠른 법제화를 촉구했다. 그는 “분명히 미국은 외환거래법상 외환 거래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라고 압박할 것이고 우리는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며 “(발행 주도권을 두고 논쟁하는 것은)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조각배 운전을 누가 할지를 두고 싸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겠느냐’고 말하지만 편하고 이익이 되면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코인을 사는 사람한테 1% 정도 이자를 주면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BTS 콘서트 티켓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거나 삼성 휴대폰에 기본 앱으로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활용 방안도 제시했다.
안도걸·강준현 의원 등도 스테이블코인 보완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르면 다음 주 ‘디지털 지급결제수단 발행과 운영에 관한 법(가칭)’을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에는 발행 주체가 발행액의 100% 이상을 담보자산으로 예치해야 한다는 규정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금융위원회가 협의하는 정책 관리 기구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 의원은 앞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자기자본 10억 원으로 상향한 내용이 담긴 ‘디지털자산혁신법’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민 의원은 연내 관련 법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내에 특별위원회 형태의 디지털자산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 의원은 “법안에는 대통령 소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두는 것으로 돼 있지만 먼저 법안이 통과돼야 하니 당내에 위원회를 만들어 상시적 대응 체계를 만들자는 구상을 갖고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협의했다”고 전했다.
전날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 순서가 밀린 STO 제도화 법안은 8월 중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토큰증권 법제화는 대선 기간 여야가 모두 공약한 사안으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이를 포함한 공통 공약 11건을 추려 국민의힘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