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자극적인 정치 콘텐츠로 논란이 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대해 “시정 철학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채널”이라고 23일 해명했다.
오 시장은 최근 해당 채널에 ‘주적’, ‘개딸’, ‘나라 망하는 길’ 등 자극적인 표현을 제목에 내건 영상을 잇달아 올려 논란을 빚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 관계자는 “채널의 콘텐츠는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위한 선거운동이 아닌 서울시 현안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제시, 시정 철학 공유를 목적으로 한다"며 “오세훈TV는 서울시 홍보담당 비서관이 직접 운영하는 정책소통 채널”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과의 쌍방향 소통 강화를 위해 기획된 비상업적 콘텐츠 플랫폼"이라며 “주로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기존 공개 영상을 편집·재활용하고 있어 서울시 예산을 일절 투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적’ 관련 영상에 대해서는 “시장의 안보 철학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 인터뷰 영상(서울식구)을 재편집했다”며 “이는 시민의 관심과 궁금증에 대응하는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상의 내용은 실제 서울시 정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영상의 제목과 썸네일 구성, 편집 방식이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과 유사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달 21일 공개된 ‘주적이 누군지 왜 말을 못합니까’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오 시장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김영훈 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을 문제 삼았다.
영상은 “북한은 대한민국의 주적입니까?”라는 질문에 두 후보자가 “아닙니다”,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을 보여준 뒤, 오 시장이 “이상한 사람들 많아요, 우리나라에”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통치 체제에 대해서는 정말 냉정하게 판단해야 된다”고 강조했고, 해당 발언 장면에는 ‘다시 보는 오세훈 어록(2023.12.16)’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19일 게시된 영상 썸네일에는 ‘개딸’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영상에서 오 시장은 “민주당이 개딸들에게 휘둘렸던 상황을 한 번 더 회고해보라”며 “무엇이 국민들이 원하는 바인가를 늘 좌표로 삼고 정당을 운영하고 정치를 해야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국민의힘 쇄신 방향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외에도 ‘베네수엘라 직행열차’라는 제목의 영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사랑상품권을 들고 웃는 모습을 담은 썸네일과 함께 ‘나라 망하는 길’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오 시장은 영상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푸는 방법은 하책 중의 하책”이라며 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극우 유튜버가 되기로 한 것이냐”면서 “자극적인 제목과 이미지,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는 내용들. 극우 유튜버 채널에서나 볼 법한 콘텐츠가 오세훈 서울시장 채널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편향을 넘어 사실상 혐오 선동”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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