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국을 방문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방미 기간 미 정부 측의 다양한 인사들과 협의를 가졌다고 24일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현안 협상이 막바지, 꽤 중요한 국면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경제 부처 각료들이 워싱턴DC에 가서 분야 별 세부 협상을 하고 있고, 저는 무역·통상·안보·동맹 전반에 걸쳐 총론적인 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간 것”이라며 “제 방문은 경제 각료들이 하는 세부 협상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앤디 베이커 국가안보부보좌관 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충분히 협의했다”며 “앞으로 경제 부처 관료들이 세부 협상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귀국하기 앞서 루비오 국무장관과 면담이 불발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서는 오해를 방지하려는 듯 별도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상세한 설명을 내놨다. 위 실장은 “비공개 협의를 위한 방미였던 만큼 내용 설명엔 제약이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 측이 거절해 루비오 장관과 면담이 불발됐다’는 일부 보도는 저와 루비오 장관의 명예뿐 아니라 민감한 협상 국면에서 한미 간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오보”라고 밝혔다.
위 실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오후 루비오 장관과 협의를 위해 백악관 웨스트윙에 약속된 시간에 방문했고, 이 자리엔 베이커 부보좌관과 국무장관 비서실장도 동석해 있었다. 다만 면담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을 긴급 호출, 루비오 장관을 기다리면서 동석자들과 한미 간 현안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결국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의가 길어져 자리에 올 수 없게 되자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간과 방식을 실무적으로 조율하기로 했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이후 루비오 보좌관 측으로부터 22일 미국·필리핀 정상 행사 등으로 대면 협의가 어려우니 유선 협의를 진행했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위 실장은 정상을 수시로 보좌하는 상대의 직무 특성을 감안하고 입장을 존중해 추가 협의를 유선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유선 협의는 충분히 진행됐다”며 “루비오 장관은 ‘위 실장과의 면담을 고대했는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호출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세 차례나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틀간 협의한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 및 관계 장관과도 충실히 공유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한 뒤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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