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한국을 도우러 가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6·25전쟁 참전을 결정하고 실행한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의 외손자인 클리프턴 트루먼 대니얼이 25일(현지 시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주최로 워싱턴DC 인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평화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니얼은 자신이 최근에 들은 이야기라면서 트루먼 당시 대통령(1945∼1953년 재임)이 “1950년 6월 24일(미국 시간) 미주리주 인디펜던스의 자택에서 북한의 남침 소식을 전화로 들은 뒤 (참전을 결정하기까지)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극동 방위선(1950년 1월 발표)에서 한반도를 제외함으로써 북한의 오판(남침)에 일정한 영향을 준 것으로 비판받는 트루먼이지만 한국전쟁 발발 후에는 망설임 없이 참전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대니얼은 “할아버지는 나중에 말하길 ‘무장한 (특정 사회 내부의) 소수집단의 지배 시도나 외부 압력에 저항하는 자유인들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임에 틀림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라면서 트루먼은 한국전쟁 발발 소식을 딘 애치슨 당시 국무장관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받은 뒤 북한의 남침이 제3차 세계대전의 도래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니얼은 “3차 대전 발발을 막을 수 있도록 아시아와 유럽에서 공산주의 세력에 맞서는 저지선을 긋는 것이 할아버지의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1863년 게티즈버그 연설을 인용하면서 “한국군과 미군, 유엔군은 헛되이 싸우지 않았다”면서 “세계는 그들을 잊지 않을 것이고 한국은 그들이 싸우며 고귀하게 진전시킨 미완의 과업에 계속 헌신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했던 대니얼은 1995년 할아버지에 관한 회고록을 펴내는 등 트루먼의 업적을 기념해왔다. 할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지만 후손인 그는 핵무기 반대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