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모교인 경북 안동 월곡초 삼계분교장이 67년 만인 오는 9월 문을 닫는다. 현재 이 학교에는 전교생이 단 1명뿐이다.
경북교육청은 2025학년도 2학기가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월곡초 삼계분교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이 종료된다고 27일 밝혔다. 이 학교 유일한 학생인 김이지양(12)은 본교인 월곡초등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간다.
그간 김양은 본 교과 수업은 오전에 삼계분교장에서, 체육·음악·실과 등 여러 학년이 함께하는 수업은 오후에 본교인 월곡초등학교에서 받아왔다. 월곡초 역시 전교생이 6명뿐인 작은 학교다.
김양은 지난 25일 삼계분교장에서 마지막 수업을 받았다. 당시 담임교사 전재준(42) 교사는 김양에게 "우리 학교 전교 회장이자, 가장 착하고 똑똑한 학생"이라며 농담 섞인 칭찬을 하며 웃기도 했다.
삼계초는 1954년 동계국민학교 삼계분교로 개교해 1957년 삼계국민학교로 승격했다. 이 대통령이 졸업하던 1976년에는 6학년 학생 수가 70명을 넘겼다.
안동에서도 가장 골짜기로 소문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에서 태어난 이 대통령은 매일 5㎞ 산길을 걸어서 삼계국민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그는 2006년 1월 자신의 블로그에 "여름에는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겨울이면 아침 등굣길이 고통 그 자체였다. 어머니가 미리 데워둔 따뜻한 세숫물에 세수하고 쇠로 된 돌쩌귀를 잡으면 손이 돌쩌귀에 얼어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쓰기도 했다.
또 "겨울에는 먼저 간 학동들이 심술로 징검다리에 물을 뿌려 놓기 때문에 돌멩이가 얼어 고무신이 미끄러지면서 발이 얼음물에 빠져 얼어 터진다. 또 여름 홍수로 학교에 가지 않은 날이 더러 있었고, 아예 친구들끼리 작당을 해 홍수를 핑계로 집단 결석을 한 일도 있었다"고 어린 시절의 등굣길을 설명했다.
1999년 9월 삼계초는 월곡초 삼계분교장으로 통합됐고, 2021년 이후 신입생이 더는 입학하지 않았다. 삼계분교장이 있는 도촌리 마을에는 44가구가 살고 있고, 최연소 주민은 64세다.
한때 70명이 넘는 학생들로 북적였던 학교가 전교생 1명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지방 소멸과 저출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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