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탈모 환자들이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삶의 질 저하와 우울감 증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탈모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의 경우 여성이 남성 보다 더 심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최광성 의생명연구원장은 최근 '여성형 탈모증 환자의 삶의 질 및 심리사회적 영향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여성 탈모 환자가 겪는 정서적 고충과 일상생활의 변화상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13세 이상 여성 환자 202명으로 구성됐다.
연구 결과 탈모가 심할수록 우울 척도(BDI), 불안 척도(BAI), 삶의 질(HSS29) 저하 점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삶의 질 저하 정도는 백반증, 여드름, 건선 등 다른 피부 질환 환자들과 유사하거나 더 심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들의 연간 의료비 지출은 평균 11만∼55만원 구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탈모 중증도가 높을수록 진료 횟수와 지출도 증가했다.
최 교수는 여성형 탈모는 외모 변화뿐 아니라 정서적 고통과 사회적 위축, 의료비 지출 증가 등 여러 방면에서 환자에게 부담을 주는 질환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형 탈모증(FPHL) 환자의 경우 남성형 탈모증(MPHL)보다 감정 영역의 손상이 더 심각한 것으로 관찰됐다며, 단순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지와 상담 중심의 전인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최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제35회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형 탈모증이 환자 삶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탈모 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미 있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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