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6조 36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7조 3969억 원) 대비 14.0% 감소한 것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가장 최근인 6월 1조 85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1월(9543억 원)보다 증가했지만 4월(1조 1846억 원)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6월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1조 1995억 원)보다도 9.5%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면세점 매출액 감소와 별개로 외국인 구매객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국내 면세점을 방문해 물건을 산 외국인 구매객은 총 51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442만 명 대비 16.1%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구매객수는 6월 96만 명으로 1월(74만 명) 이후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 9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외국인 유입 증가에 면세점 구매객 역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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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구매객 증가에도 면세점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들이 과거처럼 고액의 명품을 사지 않고 저렴한 K뷰티 제품이나 한국 디저트 등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면세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저가 화장품이나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데 이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상품들은 마진 측면에서 이익이 남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개별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도 부진하다. 호텔신라(008770)는 2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면세점(TR) 부문 영업손실이 11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영업손실 50억 원을 기록한 올해 1분기보다도 악화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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