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구리 값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하락하자 국내 구리 상장지수증권(ETN) 가격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졌다. 특히 기초자산 가격 등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레버리지 ETN의 하락 폭이 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 하락률 상위 종목 1~6위는 모두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이었다. 하루 사이 6.65% 하락한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이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고 △N2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6.26%) △메리츠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6.05%) △KB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6.03%)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5.90%) △한투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5.76%)이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전날 미국에서 하락한 구리 선물 가격의 영향이 크다. 구리 선물은 2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파운드당 5.613달러로 장을 마감해 전날 종가 대비 약 3% 하락했다. 기초자산이 되는 국제 구리 선물 가격이 떨어진 데다 상품이 레버리지 구조로 설계돼 있어 등락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선물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품목별 관세 부과를 시사하면서 4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달 9일에는 하루 만에 17%나 올랐다. 관세 부과에 따라 추후 미국 현지에서 구리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이 커지자 수요 기업과 투자자 등이 선물 매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가격이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칠레 등 주요 생산국의 관세율이 하향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하루 만에 판세가 뒤바뀌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선물 상품은 가격 등락 영향을 보다 크게 받는 만큼 투자할 때 리스크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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