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진짜 무더위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8월부터는 기록적인 폭염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9일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정도 더위를 경험한 게 처음”이라며 “아직 무시무시한 더위가 더 남아 있다는 게 참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아직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1994년, 2018년 기록 경신에는 근소한 차이로 실패하고 있지만, 정말 무서운 건 그때(1994년·2018년) 기록 대부분이 절기상 가장 더운 8월에 기록된 것으로 아직 7월이다"라고 8월에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8월 초 잠시 더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이라며 “2018년 강원도 홍천에서 41도를 기록했는데, 이 추세로 가면 올해 8월 이 기록이 깨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그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를 덮을 때면 햇빛이 계속 지면을 가열해 뜨거워진다”며 “이러한 고기압이 한반도에 자주 출몰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어 (극한 더위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찾아오는 현상에 대해서도 “폭염과 폭우는 함께 가는 메커니즘”이라며 “지구를 어떤 큰 기후시스템으로 볼 때 너무 더우면 스스로 식히려고 하는 자정 능력이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너무 심해져서 지면을 데우면 그 스스로 상승 기류가 발생해서 폭우를 또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후변화의 핵심으로 날씨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그는 “계속 더운 게 아니라 극단적인 날씨들이 극단에 극단을 더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게 기후 변화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른바 ‘처서 매직’(처서가 지나면 선선한 바람이 분다는 속설·올해 처서는 8월 23일)에 대해서는 “올해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9월 중순은 돼야 시원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복인 30일에도 전국은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서울 28.4도, 인천 27.1도, 수원 25.7도, 춘천 24.9도, 강릉 26.7도, 청주 28.2도, 대전 26.6도, 전주 26.0도, 광주 25.4도, 제주 27.7도, 대구 23.2도, 부산 26.3도, 울산 23.5도, 창원 25.2도다. 낮 최고기온은 32∼38도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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