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오픈 첫 날 윤이나와 같은 조 선수 한 명은 신인 동기이자 ‘LPGA 장타 2위(285.61야드)’ 줄리아 로페즈 라미레즈(스페인)였다. 드라이브 거리 15위(275.14야드)에 올라 있는 윤이나보다 평균 10야드 이상을 더 날리고 있다. 라미레즈는 지난주 위민스 스코티시 오픈에서도 공동 3위에 오르면서 윤이나보다 먼저 톱10 성적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31일 웨일스 미드 글래모건의 로열 포트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두 선수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윤이나가 3언더파 69타를 쳐 선두권에 오른 것과 달리 라미레즈는 8오버파 80타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컷 탈락 위기에 놓였다. 또 한 명 동반자인 알렉스 파노(미국)는 윤이나와 같은 3언더파 69타를 쳤다.
이날 윤이나는 드라이브 거리에서도 라미레즈를 앞섰다. 라미레즈가 301야드를 보냈고 윤이나는 304야드를 날렸다. 이날 윤이나는 이 장타력을 앞세워 화끈한 버디 사냥을 벌였다.
초반은 약간 흔들렸다. 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3번(파4)과 5번 홀(파3)에서 보기가 나왔다. 오버파를 벗어난 건 9번 홀(파5)에서 잡은 버디 덕분이었다.
후반 들자 윤이나의 버디 본능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10번 홀(파4) 버디를 잡으면서 다시 언더파 스코어로 진입했다. 마지막 2개 버디가 특히 짜릿했다. 15번 홀(파3)에서는 10m 이상 먼 거리에서 친 버디 퍼팅이 홀로 사라졌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샷 두 번 만에 5m 거리 이글 기회를 잡았고 첫 퍼팅이 조금 짧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탭 인 버디로 기분 좋게 대미를 장식했다.
14개 홀 중 10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적중한 티샷은 좋았지만 18개 홀 중 7개 홀을 놓친 아이언 샷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18홀을 27개로 마친 퍼팅이 아이언 샷의 부진을 만회하기에 충분했다.
오전 조 윤이나가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사이고 마오, 이와이 치사토, 구와키 시호(이상 일본)가 3언더파 69타를 쳤고 양희영을 비롯해 지노 티띠꾼(태국), 이민지(호주) 등도 2언더파 70타로 상위권에 올랐다.
이동은과 김세영도 1언더파 71타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올해 한국 선수 중 가장 샷 감이 좋은 최혜진은 4오버파 76타에 머물러 컷 오프를 걱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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