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후보자들이 10일 첫 방송 토론회에서 전당대회 난동 사태를 일으킨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이날 찬탄(탄핵 찬성)파 주자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에게 전 씨 등의 이른바 ‘극우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안 후보는 장 후보를 상대로 “장 후보는 '윤어게인'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장 후보는 “윤어게인의 다른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지키고 반국가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 대표가 되면 함께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윤어게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친길(친전한길) 후보로 불리느냐”고 압박하자 장 후보는 “언론이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장 후보는 안 후보에게 “저에 대해 극우라 하는데 몇 가지 사례나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하라. 당을 나가라는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당을 나가라고 한 기억은 없다. 오히려 장 후보가 전 씨와 함께한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조 후보는 김 후보에게 “극우는 거짓 선동과 폭력”이라고 하자 김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에는 극우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같은 사람이 극좌다. (미국) 대사관 가서 쇠 파이프로 현관문 부수는 사람이 극좌 테러리스트지 부정선거 음모론자가 무슨 불을 질렀나 폭력을 행사했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또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두고도 충돌했다.
조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은 만고의 역적 아닌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사람”이라고 규정하자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처럼) 북핵을 개발하게 했나. 나름대로 나라를 지키려고 방어했고 계엄 잘못한 것밖에 없다. 총부리를 국민에게 누가 겨눴나. 누가 다친 사람 있느냐”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상대로 “계엄에 죄가 없다는 것이냐. 미수에 그치더라도 범죄는 처벌받는다”고 하자 김 후보는 “죄라기보단 방법이 잘못된 것이고 계엄은 비상대권으로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은 토론회가 끝나고 장외 신경전을 이어갔다.
조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계엄·탄핵에 대한 김·장 후보의 입장이 바뀌지 않은 것 같다’는 질문에 “그래서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오늘 토론회 하면서 고구마를 100개 정도 먹는 기분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위헌이고 불법인, 요건에 맞지 않는 계엄인데 왜 자꾸 옹호하고 대변하느냐”며 “정통보수 당 대표 후보면 그 정도 기본적인 부분은 이해하고 토론에 참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조 후보가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고의 역적'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만고의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당 지도부가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데 대해 “징계가 능사가 아니다”라며 “제가 당 지도부라면 전 씨를 불러 앞으로 이래선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앞으로) 잘 될 수 있게 하는 것이지 정당이 재판소는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전 씨와 절연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직접 대화해봐야 한다”면서도 “상대당인 민주당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거기 따라다니다간 지금처럼 당이 사분오열 약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