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일가의 자금관리 핵심 인물로 지목된 ‘집사’ 김예성 씨가 12일 베트남에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체포됐다. 장기간 해외 체류로 출석요구에 불응하던 김 씨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IMS모빌리티 투자·차명 의혹 등 ‘집사게이트’ 수사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15분(현지 시각) 베트남 호찌민에서 출발한 항공편으로 오후 5시 13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 씨는 탑승교에서 곧바로 체포돼 일반 입국 게이트를 거쳐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로 압송됐다. 김 씨는 압송 과정에서 취재진을 향해 “어떤 불법적이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일 없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조사 후 김 씨는 서울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다.
김 씨에 대한 대면 조사 후 특검은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 씨는 올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아 특검 수사에 속도가 붙지 못했다. 특검은 이를 도피성 출국으로 판단해 여권 무효화, 인터폴 적색수배, 배우자 출국 금지 등 강제 조치를 이어왔다. 이날 특검은 브리핑에서 “(김 씨가) 여권 만료일(8월 13일) 직전 입국한 것”이라며 김 씨의 ‘자진 귀국’ 주장에 선을 그었다.
2010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김건희 여사와 인연을 맺은 김 씨는 코바나컨텐츠 감사를 맡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특검은 김 씨 신병 확보로 핵심 의혹 조사가 가능해진 만큼 IMS모빌리티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경위 및 자금 흐름과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HS효성 계열사 등이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PEF)를 통해 IMS모빌리티에 184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46억 원은 김 씨 배우자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된 이노베스트코리아의 구주 매입에 쓰였다. 특검은 해당 법인을 김 씨 측 차명 회사로 의심하며 자금 출처와 투자 경위를 추적해왔다.
특검은 앞서 수차례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통해 외곽을 조였다. 1일 IMS·HS효성 등지를 압수수색했고, 2일 조영탁 IMS 대표와 민경민 오아시스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최근에는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을 압수수색해 과거 HS효성 제재 과정에서 드러난 거래·자금 흐름이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과 연결되는지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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