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인재 유치가 저출생, 내수 침체, 산업 경쟁력 저하 등 난제를 해결하고 저성장 고리를 끊어낼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김덕파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해 13일 발표한 ‘해외시민 유치의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인재 100만 명을 한국에 유치하면 전국 지역경제에 최소 145조 원의 부가가치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 교수는 “단순한 인구 확대가 아니라 전문적 지식 및 기술을 지닌 해외 고급 인력의 유입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노동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 향상, 산업구조 고도화 등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언했다. 우선 국가 차원에서 ‘외국인 정주형 특화도시’ 샌드박스를 마련하는 방안이다. 정주 인프라 수용 여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 클러스터와 관련성 높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비자 혜택과 세제 감면, 교육·의료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한 도시 내에서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일정 구역에 한해 규제 특례를 실현하는 ‘메가 샌드박스’를 통하면 적은 비용으로 특화도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략산업 생산기지인 ‘팹’을 유치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비자·정주 혜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팹리스·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입지 결정은 해외인재를 끌어들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핵심은 해외시민 유입이 산업 고도화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계획과 인재유치 전략을 연계한 통합 유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산업 고급 인력을 해외에서 국내기업에 맞춰 육성하고 데려오는 ‘선육성 후도입’ 전략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AI 시대가 열리면서 지구촌의 인재영입 줄다리기가 더 치열해 지고 있다”며 "메가 샌드박스라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도시 조성을 통해 이들이 빠르게 안착하며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기제를 시급히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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