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투자 수단으로 더 친숙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인 차원의 기부 수단으로 등장해 이목을 끈다. 주인공은 대한적십자사에 비트코인 한 개를 기부한 김거석 씨다.
대한적십자사는 13일 김씨가 지난 11일 1BTC(약 1억6000만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개인으로부터 가상자산으로 기부를 받기는 대한적십자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가 비영리법인에 대해 가상자산으로 받은 기부금을 현금화 목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래 모든 법인을 통틀어 최초다. 금융위는 최근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에 따라 이같이 결정한 바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립한 내부통제 기준에 근거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기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대한적십자사의 첫 디지털 자산 기부의 주인공이 돼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수해 이재민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9억6000만원 이상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한 고액 기부자이며 향후 총 1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정한 ‘10억 클럽’ 1호 회원이기도 하다. 대한적십자사는 기부금을 취약계층 의료지원과 최근 폭우 피해를 입은 지역 복구에 전액 쓴다는 계획이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이번 기부는 대한적십자사 최초의 가상자산 기부 사례로, 기부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대한적십자사 측은 이번 기부가 국내 첫 고액 디지털 자산 기부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형태의 기부문화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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