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홍역 환자가 지난해보다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모두 해외 방문 후 감염됐거나 이들과 접촉한 경우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해외로 출국하기 전 예방접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올해 국내 홍역 누적 환자는 6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명)보다 1.4배 증가했다. 감염 경로를 보면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 후 확진된 해외유입 사례가 49명(72.1%)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42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3명, 우즈베키스탄·태국·이탈리아·몽골이 각 1명씩이었다. 나머지 19명(27.9%)은 가정이나 의료기관에서 해외유입 감염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환자 중 77.9%(53명)는 19세 이상 성인이었으며, 절반 이상인 54.4%(37명)는 홍역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를 모르는 상태였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과 교류가 늘고, 팬데믹 기간 낮아진 예방접종률로 인해 전 세계 홍역 발생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4~2025년에는 접종률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유행이 심해졌고, 우리나라에도 산발적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강한 호흡기 질환으로, 기침·재채기 시 나온 비말로 쉽게 전파된다. 잠복기는 7~21일이며 발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이 주 증상이다. 입 안 점막에 생기는 ‘코플릭 반점’이 나타난 뒤 하루이틀 지나면 온몸으로 붉은 발진이 번진다. 영아·임신부·면역저하자는 폐렴·뇌염 등 합병증 위험이 높다.
질병청은 해외 유행 국가를 다녀온 뒤 3주 내 발열이나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 접촉을 최소화한 채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 방문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출국 전 홍역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귀국 후 의심 증상이 생기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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