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일명 ‘건폭(건설노동조합과 폭력배의 합성어) 몰이’에 대해 사과했다. 정부 고위관계자가 건폭 몰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훈 장관은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난 정부의 잘못된 노동 정책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정부를 대신해 사과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른바 건폭이란 말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고 밝혔다.
건폭 몰이는 윤석열 정부가 2022년 말부터 추진한 건설현장 불법 단속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2월 국무회의에서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 법치를 확고히 세워라”라고 말했다. 이 단속은 건설 노조의 불법적인 채용 강요를 막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노조 탄압과 노조 혐오를 조장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며 비판해왔다. 이 단속으로 총 2200여명의 건설 근로자가 소환 조사를 받았다. 1000여명은 아직도 경찰과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2023년 5월에는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건폭 몰이를 멈춰야 한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장관은 윤 정부에서 도입된 노조회계 공시제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노조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인 양 매도한 것도 큰 잘못”이라며 “노조할 권리는 헌법적 권리다, 이를 부정하는 어떠한 말과 행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 회계 공시는 노동계가 법정 대응을 할 만큼 노조 탄압 수단이라면서 반대했던 제도다. 노조가 일반에 재정 상황을 알려야 할만큼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덧씌웠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건폭몰이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광복절 특사에는 노조 활동이나 집회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러 처벌 받은 건설 노조원, 화물연대 노조원 184명이 포함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