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소비 지표와 관세 불확실성에 따라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6포인트(0.08%) 오른 4만4946.12에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8.74포인트(0.29%) 내린 6449.80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87.69포인트(0.40%) 하락한 2만1622.98을 기록했다.
장 초반 유나이티드헬스그룹 급등으로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 15억 7000만 달러(약 2조 2000억 원) 규모, 500만 주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12% 가까이 급등했다. 인텔 역시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 자금을 활용해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2.9% 상승했다.
반면 대부분의 주요 반도체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는 다음 주 중 결정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엔비디아(-0.9%), AMD(-1.9%), 브로드컴(-1.57%), 마이크론(-3.53%) 등이 하락했다. 테슬라(-1.5%), 애플(-0.51%), 마이크로소프트(-0.44%) 등은 떨어졌다. 반면 알파벳(0.53%), 메타(0.4%) 등 일부 종목은 소폭 올랐다.
소비 지표는 엇갈렸다. 미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판매와 대형 유통업체의 할인행사가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8월 잠정치가 58.6으로,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에서 4.9%로 뛰며 물가 부담이 다시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관세와 고물가 우려, 고용시장 둔화가 소비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1년 내 실업률 상승을 예상했고, 58%는 지출 축소 계획을 밝혔다. 조앤 슈 미시간대 디렉터는 “소비자들은 물가와 고용 모두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심은 다음 주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리는 중앙은행 심포지엄으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확신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 조짐으로 ‘매파적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물가 흐름이 혼재돼 있어 최소 한 번 더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10년물 국채금리가 4.322%로 2.9bp 상승했고, 2년물은 3.755%로 1.6bp 올랐다.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0.42% 하락한 97.84를 기록했고,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62.80달러로 1.81% 떨어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