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는 '피곤한 소녀(Tired Girl)' 메이크업이 글로벌 뷰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14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기존 뷰티 산업이 추구했던 완벽한 외모 대신 의도적으로 피곤해 보이는 얼굴을 연출하는 화장법이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트렌드의 핵심은 눈 밑 다크서클과 창백한 피부, 흐트러진 윤곽선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강조하는 것이다. 틱톡에서 관련 해시태그 영상들의 조회수가 30만 회를 넘나들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의 제나 오르테가가 런던 프리미어에서 선보인 어두운 눈가와 보랏빛 입술 연출이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았다.
뷰티 업계는 이를 기존 미적 기준에 대한 반발로 해석한다. 그동안 업계가 컨실러와 아이크림 등으로 피로 흔적을 감추는 데 집중했다면, 현재 트렌드는 '결점'을 드러내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킴 브라운은 "현실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거칠고 강한 개성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감성 중심의 미학 특성상 다음 바이럴 트렌드 등장 시 빠른 대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단순 유행을 넘어 Z세대의 정체성과 자기 표현 욕구를 반영하는 새로운 미적 흐름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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