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창전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17일 마포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창전동 소재 20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나 주민 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재로 발생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2명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숨진 20대 남성과 60대 여성은 모자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어머니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부상자 13명 가운데 경상은 12명, 중상은 1명으로 집계됐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불이 난 세대에는 숨진 모자와 함께 60대 남성 A 씨도 거주했다. A 씨는 자력 대피한 후 이웃 주민을 붙잡고 "우리 아들 못 봤냐"며 가족을 찾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들은 인근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일부 주민은 전했으나 확인은 되지 않았다.
소방은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79대, 인원 252명을 동원해 오전 10시 42분에 불을 완전히 껐다. 마포구청은 대피한 주민들을 위해 숙소 등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불이 난 세대 앞집에 거주하는 70대 신모 씨는 "집을 나와 있었는데, 다른 주민이 '펑' 소리가 나면서 실외기 쪽으로 불과 검은 연기가 보였다고 전해줬다"며 "열 때문에 우리 집도 도어락이 안 열려 딸과 손주 2명이 한 시간 넘게 갇혀있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옆 동에 살던 70대 남성도 "아침에 밥 먹는데 '퍽퍽' 소리가 나서 보니까 불이 나 있더라"며 "옆 동인 데도 모두 대피했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950세대 규모로 1998년 준공됐으며 당시는 16층 이상 공동주택의 16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다. 화재가 발생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소방은 밝혔다. 화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다.
한편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전 지어진 노후 공동주택 단지 4만4208곳 중 65%인 2만8820곳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04년부터는 11층 이상 아파트 전체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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