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자 유럽연합(EU) 사상 최대의 소방인력이 투입됐다. 이베리아 반도에 40도가 훌쩍 넘는 폭염까지 이어지며 기상조건까지 최악으로 치닫자 스페인은 유럽 각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파이낸셜뉴스(FT)는 17일(현지시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12일 전부터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불 피해 확산 이후 처음으로 공개 발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 전역에서 20건 가량의 주요 산불이 계속 확산 중이다. 산불이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일부 고속도로 구간이 폐쇄되고 철도 노선의 운영도 중단됐다.
스페인에서는 갈리시아, 레온, 아스투리아스, 엑스트레마두라 등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20년래 최악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지난주에만 스페인 전국에서 산불로 3명이 숨졌고 임야 11만 5000헥타르 이상을 태웠다.
산체스 총리는 프랑스, 슬로바키아, 독일, 네덜란드 등의 지원 소식을 전하면서 “스페인은 유럽 시민 보호 메커니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력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산불 진압에 투입된 군대 1400명의 병력에 더해 추가로 500명을 전국에 추가로 긴급 투입해 소방대의 산불 진압을 지원하도록 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주요 피해지역인 갈리시아 지방의 오우렌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을 진압하고 이재민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전 세계를 황폐화하는 기후 비상사태가 점점 더 가속화하고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베리아 반도에서 더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기후 비상사태 완화와 대응을 위한 전국적인 대규모 협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 40도가 훌쩍 넘는 기록적인 수준의 폭염은 산불 진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 스페인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4도로 예보되는 등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앞으로 수일간 고비가 될 것 같다면서 "불행히도 날씨는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이웃 나라 포르투갈도 심각한 산불로 고전 중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중부와 북부의 주요 산불 8건이 확산 중이다.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은 주요 관광지인 피우다우 지역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산불로 임야 14만 5000헥타르 면적이 불에 탔는데, 이 중 절반이 지난 사흘간의 피해였다. 포르투갈의 올해 임야 소실 면적은 2006~2024년의 기간 연평균의 세 배에 이르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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