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늦은 밤 라텍스 장갑을 낀 20대 남성이 서초구 일대 골목길을 배회하며 다세대 주택 현관을 수차례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마약을 전달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상황을 감지한 관제요원이 즉시 경찰에 신고해 남성은 검거됐다. 그의 가방 속엔 필로폰 21봉지가 있었으며, 이미 배달을 마친 18봉지까지 더해 총 39개의 마약 봉지가 회수됐다.
서울시가 CCTV를 활용해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최근 2년간 실시간 CCTV 관제를 통해 마약 의심행위 358건을 적발하고 이 중 36명을 검거하도록 연계했다. 이는 유흥가, 대학가, 주택가 등 일상에 파고든 마약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서울 전역의 총 11만 3273대의 CCTV를 활용한 결과다.
서울시는 마약 유통 방식이 은밀해지며 일상 생활공간과 밀접한 것으로 파악했다. 36명이 검거된 주된 장소로 주택가 인근이 12건, 도로 및 차량이 13건 등 전체비율의 69%를 차지했다.
이에 시는 마약류 범죄 24시간 실시간 관제를 위해 CCTV 관제요원 322명을 대상으로 마약 의심 행동을 식별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교육 횟수를 늘려 도시 전역 마약범죄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배회하며 건물을 드나드는 사례, 배달 기사로 위장하여 던지기 하는 수법, 청소년이 수업도 빠지고 던지기에 나서는 사례 등 최근 현장 경험을 교육에 반영했다.
교육을 수료한 관제요원들은 판매·투약·2차 범죄로 이어지는 행동까지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으며, 경찰과의 신속한 공조로 서울 시내 관제센터가 ‘도심 속 마약 방어선’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앞으로도 시는 △CCTV 관제요원 전문 교육 △지능형 CCTV 도입 △온라인 유통망 감시 △마약범죄 대응에 기여한 요원 표창 등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마약이 개인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는 만큼, 실시간 CCTV 감시와 함께 예방부터 치료·재활까지 촘촘한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감시망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방어선인 만큼, 일상 속에서 마약 위험을 감지하면 즉각적인 신고로 대응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최근 마약류 범죄가 어린 연령층까지 파고들고 있어 이들에게 영향력 있는 버츄얼 아이돌 ‘플레이브’와 함께 “마약에 만약은 없다, 호기심으로라도 절대 시작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 캠페인을 이날부터 서울 전역에서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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