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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영토문제 직접 협상 예고…서방軍 주둔도 힘겨루기 가능성

푸틴·젤렌스키 '세기의 담판'

트럼프, 유럽 정상과 다자회담 중

푸틴과 40분간 통화해 회담 조율

영토합의 없인 3자회담도 무의미

"공동으로 우크라 향한 공격 억제"

美관여 안보 설파…주둔 배제 안해

푸틴 지연전술에 회담 무산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년 6개월 만에 마주 앉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서는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핵심 쟁점인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영토 이양 요구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반감이 거센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유럽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식의 군사적 대응 역시 푸틴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유럽 정상들과의 다자 회담 도중 회의를 잠시 멈추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 의사를 물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40분간 전화했다”며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이 잘되면 우리는 3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양자 회담을 먼저 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양국의 영토 합의 없이는 자신이 바라는 일괄 협상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 회담 모두발언에서 “영토 교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이 푸틴 대통령과 협력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주요 정상과의 다자 회담 과정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문제 논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3자 회담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영토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결정할 사안이며 회담의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영토 관련 의제는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대해서는 한 단계 진전된 표현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합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주둔을 포함한 안보 보장 방안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럽이 제1방어선”이라면서도 군대 파견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앞서 폴리티코 유럽판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백악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은 영토 재조정안과 미국이 참여하는 안보 보장안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안대로 전술적 요충지인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길 경우 추가 침공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는 백악관 회담 직전인 이날 새벽에도 우크라이나 동북부를 공습해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탈(脫)서방화를 목표로 침공했던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대규모 군사 지원 방안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수차례 양자 회담 요청을 거부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나토 회원국 참여의 형태로 군이 배치되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는 알래스카 정상회담 다음 날인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방의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방안을 푸틴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알린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향후 여러 핑계를 대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늦추면서 결과적으로 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급을 올릴 가능성을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를 논의했다”고 공표했다. ‘아이디어’는 러시아가 상대 측 제안을 우회적으로 거부하고자 할 때 종종 쓰는 표현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푸틴 대통령의 그간 신뢰하지 못할 행적을 염두에 두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할 용기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CNN은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군대로 (미래의 잠재적인) 러시아의 공격을 억제해야 하고 유럽은 안보를 흔드는 러시아의 위협을 해소해야 하지만 푸틴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확보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서방 편입을 파괴하려 한다”며 “승리로 포장할 신속한 평화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측면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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