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배당주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두고 최고 구간의 세율을 35%에서 25%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하면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고배당·배당 확대 기업에 대해 분리과세를 도입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기업과 25% 이상 기업 중 배당금 총액의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5% 이상이거나, 최근 3년 평균 대비 5% 이상 확대한 기업을 모두 포함한다.
세율 구조는 기존 '20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 체계와 달리 △2000만 원 이하 9% △2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 20% △3억 원 초과 25%로 구간별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2000만 원~3억 원 구간을 제외하고 모두 정부안보다 완화된 수준이다. 이 같이 최저 구간의 세율도 낮춰 소액 투자자의 세 부담이 줄어들 경우 배당주 선호가 확대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대상 상장사 기준이 까다롭고 최고세율이 35%로 기대치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주주 환원 기조를 등에 업고 자금이 몰렸던 배당주가 최근 들어 급락하기도 했다.
정부안 발표 이후 대표적인 배당 수혜주로 꼽힌 종목은 이달 들어(1~19일) 급락세를 보였다. 지주사인 DL(000210)(-24.75%), 코오롱(002020)(-24.16%), 한화(000880)(-20.24%)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권주도 최근 1개월 동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 넘게 하락한 현대차증권(001500)을 비롯해 상상인증권(001290)(-19.13%), 유안타증권(003470)(-18.14%), 한화투자증권(003530)(-17.78%), DB증권(016610)(-17.69%) 등이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여전히 안정적인 투자 전략으로 배당주에 주목해 왔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민의 기대감에 부응해 정부가 과감한 정책을 내놓는다면 주가와 배당주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현재 국면에서 저평가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짚었다.
최고세율 인하 수준이 배당주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 전반의 약세를 잠재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25% 세율이면 대주주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시장의 반전까진 아니어도 코스피·코스닥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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