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올 6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의약품 수입국 순위에서 10위권에 진입했다. 의약품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의약품 수입액이 급감하는 가운에 한국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0일 유엔(UN) 무역통계데이터를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월별 의약품 수입액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10위에 올랐다. 한국은 올 1월 13위, 2월 14위, 3월 20위, 4월 12위, 5월 12위 등 3월을 제외하고 순위가 꾸준히 올라왔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의 의약품 수입국 16위였다. 관세 부담과 미국의 의약품 비축 정책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의미있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주요국들의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은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했다"며 "관세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공급망 안정성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의약품 수입국 1위였던 아일랜드의 경우 올 들어 수출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다. 미국의 아일랜드산 의약품 수입액은 올 4월 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4% 감소했으며, 6월에도 전년 대비 4.9% 감소한 27억 달러를 기록했다. 독일, 스위스 등 주요 수출국 역시 수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약품을 수입하는 국가인 미국은 최근 들어 수입액을 줄이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의 월별 의약품 수입액은 1분기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분기부터 급격히 줄었다. 미국은 올 3월 약 317억 달러의 의약품을 수입했지만 4월 205억 달러, 5월 190억 달러, 6월에는 151억 달러로 감소했다.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미국은 의약품 943억 달러를 수출하고 2126억 달러를 수입해 118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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