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스타트업 퇴사자 수가 입사자 수를 웃도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올해 처음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새 3만 명에 가까운 인재들이 업계를 떠날 정도로 극심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투자자 간 각종 분쟁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21일 더브이씨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신규 입사자 수와 퇴사자 수 간 격차는 매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투자 유치를 받은 스타트업의 2022년 입사자는 11만 9863명, 퇴사자는 8만 8351명으로 입사자가 3만 명 이상 많았다. 하지만 이후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2024년 신규 입사자 수는 9만 8836명, 퇴사자 수는 9만 6950명으로 입사자 수와 퇴사자 수 간 격차가 1886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입사자와 퇴사자 수 간 차이는 불과 682명으로, 연내 역전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예비 유니콘’ 기업의 일자리 감소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2020년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예비 유니콘 102개사의 감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고용 인원은 2020년 1만 1551명에서 2022년 1만 7032명으로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만 6420명, 지난해 1만 5467명, 올해 1만 5312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예비 유니콘 사업은 중기부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에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대규모로 이뤄지는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벤처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예비 유니콘 기업의 고용 역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업계 상황이 악화되면서 벤처기업과 투자사 간 법정 소송은 물론 각종 분쟁이 확산되는 추세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법인 회생·파산 접수 건수는 총 1746건으로 통계가 공개된 2014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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