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모집 막바지에 열린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의료계가 정부에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정부는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전공의들의 복귀 이후 수련환경 개선 방안에 논의의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형훈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린 제4차 수련협의체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는 전공의들의 복귀 이후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의 질 향상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겠다”며 “새로운 의료환경에 맞는 수련체계를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수련협의체는 지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 등이 참여해 마련된 논의 기구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측에서 이 차관과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 의료계에서는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장과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 전공의 측에서는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동건 비대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의료계는 정부에 전공의법 개정과 관련해 인턴 수련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즉각적인 답변을 피하며 “아직 당장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지난 5월 전공의 모집으로 복귀한 인턴의 경우에는 이미 수련기간을 3개월 단축해 준 바 있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비롯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차관은 “의료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에 힘쓸 것”이라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적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빅5’ 병원의 지원율은 70∼8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미 원서 접수를 마친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고 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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