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최근 한 주(15~21일) 동안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반 토막 이상 급락했지만, 최근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분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버핏의 매수 소식이 공개된 뒤 일주일 동안 유나이티드헬스 주식 1억 9288만 8345달러(약 27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2위에 오른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9038만 7572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유나이티드헬스를 순매수한 규모는 총 6억 8793만달러에 이른다. 최근 일주일 만에 연간 순매수의 30% 가까운 물량이 몰린 셈이다.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는 버핏의 매입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지난 4월 메디케어 관련 사기 의혹으로 미국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CEO 교체와 기대 이하 실적 전망까지 겹치며 주가가 급락했다. 연초 대비 하락률은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버크셔해서웨이가 올해 2분기까지 500만주 이상을 매입한 사실이 지난 1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당시 평가액은 약 15억 7200만달러(약 2조 1800억원)였다.
버핏의 대규모 매입은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관심도 끌어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헬스가 981개 펀드의 상위 10대 보유 종목을 기준으로 구성한 ‘헤지펀드 VIP 바스켓’에 새로 편입됐다. 이 가운데 15개 펀드는 유나이티드헬스를 최상위 보유 종목으로 올렸다. CNBC는 마이클 버리와 데이비드 테퍼 등 유명 투자자들 역시 지분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공시 직후인 15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주가는 11.98% 급등했고, 한 주 동안 상승률은 21%를 기록했다. 유나이티드헬스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307.42달러로, 14일 종가(271.49달러) 대비 13.23% 뛰었다.
한편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은 가상자산 관련 종목에도 적극 투자했다. 최근 상장한 불리시에는 7957만달러, 비트마인은 5467만달러, 서클인터넷은 4907만달러 순매수가 이뤄졌다. 특히 이더리움 가격 급등에 힘입어 비트마인 주가는 8월 들어 637% 폭등했고, 불리시는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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