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일 리 없다”…내연녀 살해 뒤 시신 유기한 전 육군 장교, 항소심도 무기징역

지난해 10월 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군 장교 양광준. 사진=강원경찰청 제공

내연 관계였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장교 출신 양광준(39)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이은혜)는 27일 살인·사체손괴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양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수법이 매우 잔혹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찾아볼 수 없다"며 "생명과 망자에 대한 존엄이라는 기본적 가치를 철저히 훼손한 만큼 선처가 불가능할 정도로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양씨 측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신 손괴와 은닉은 절대 우발적일 수 없는 계획적 범행"이라며 "유족들이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참회하게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양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3시께 경기 과천시 한 군부 내 차량에서 내연 관계였던 여성 군무원 A씨(33)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다음날 오후 강원 화천군 북한강 상류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양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A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가장하며 범행 사실을 은폐하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사건 직후 군 당국은 양씨를 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