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기국회에 대비해 나란히 1박 2일 일정의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3차 상법 개정안, 검찰 개혁 등 충돌 지점이 산적한 가운데 여야가 정기국회 시작 전부터 격하게 대립하면서 정책 실종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센터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의원 워크숍에 들어갔다. 국민의힘도 같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의원 연찬회를 갖고 9월 정기국회 전략 짜기에 착수했다. 여야는 원내 협상을 통해 개략적인 정기국회 일정에 합의했다. 다음 달 1일 정기국회의 문을 열고 대음 달 9~10일 민주당·국민의힘 대표 연설, 다음 달 15~18일 대정부 질의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10일과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특검 규모와 일정을 확대하는 3대 특검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 얼개가 포함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자사주 의무 소각’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국민의힘은 핵심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야당과의 협의보다 단독 강행의 길을 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의힘은 전날(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추천 몫인 국가인권위원 2명을 최종 부결한 데 대해 반발하며 극한 대립을 예고한 바 있다. 연찬회에서도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기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포함한 초강경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여당이 제1야당을 대화와 협치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워크숍 개회사에서 “‘윤 어게인’을 주창하며 도로 윤석열당으로 가버린 국민의힘과 험난한 과정에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전면 충돌을 기정사실화했다.
법사위는 여야의 가장 큰 충돌 지점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국민의힘은 이날 5선 나경원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파격 발탁했다. 법사위원장인 6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선 차이의 다선 의원을 배치한 것이다.
여야가 강대강 대치에 나설 경우 국회 공전이 불가피하다. 여야 협의가 실종되면 산적한 민생 현안들이 처리 지연을 겪거나 민주당의 일방통행으로 심도 깊은 사회적 합의는 물 건너 가게 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대통령이 방미 성과 보고를 겸한 새 대표 상견례를 통해 여야 대표 간 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미 장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했다”며 “원하는 의제가 있다면 어떤 것도 상관없다”고 야당에 손을 내밀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