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공식 일정을 재개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국익을 지키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는 시장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노동계에도 “상생 정신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정치 중립 위반을 이유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직권면직 처분 검토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순방과 관련한 짧은 소회로 회의를 시작했다. 현지에 동행한 기업인과 언론인 및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이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이어가려면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교 문제나 국익에 관해서는 최소한 다른 목소리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여야 지도부에게 순방 성과를 직접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조속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여야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성공적 회담”이라고 치켜세운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국익을 지키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며 “이번 순방에서 형성된 따뜻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우리 국익을 지키고 다른 주변국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현안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에 대해 “꽤 여러 가지 말이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그런 만큼 우리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책임 있는 경제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24일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이 대통령이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재계와 야당의 반발에도 노란봉투법 재추진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된 후 첫 메시지로 노동계에 상생을 당부한 것은 노란봉투법뿐만 아니라 더 센 상법 개정안 처리 등으로 우려가 커진 기업들을 우선 달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국회에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라며 각종 개혁 과제를 적극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마치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여당 의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진행하며 “국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에게는 지금보다 임기가 끝나는 날의 평가가 제일 중요하다”며 “말만 많이 하는 것보다 결과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지역구를 다니면서 많은 국민을 만나달라”며 “지금이 역사의 변곡점이라 인식하고 한 분 한 분의 책임이 정말 크다는 생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 방통위원장의 직권면직 처분 검토에 착수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미 감사원이 7월 초 이 방통위원장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이 방통위원장이 공무원 신분으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특정 정당을 언급하며 반대 취지의 의견을 표명한 것을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더해 이 방통위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MBC의 자회사 주식 등에 대한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 관련성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MBC 재허가 직무 등에 관여한 것이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판단도 직권면직 검토 사유라는 점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 측에 10돈짜리 금거북이를 건넨 의혹을 받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휴가를 내고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이 참석했다면) 신상 발언을 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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