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서울에서 근무하던 직원을 파주로 전보한 협회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 전보로 판단한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사단법인 A협회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전보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 6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난대응 및 구호활동을 해온 A협회는 2023년 7월19일자로 B팀 소속 직원 4명을 기존 근무지였던 서울 마포구사무소에서 파주시 소재 북부센터로 전보 발령했다. 이 중 1명을 제외한 전보 대상 직원 모두 10년 이상 근무자였다.
협회는 효율적인 구호활동을 위해 재난대응 및 구호업무를 수행하는 조직과 인력을 통합하고, 북부센터를 거점으로 ‘재난안전교육사업’을 전담하는 재단교육아카데미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 서울사무소에 있던 B팀 직원들을 구호물류센터인 파주시 북부센터로 이동 배치했다.
전보발령을 받은 B팀 직원들은 같은 해 12월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서울지노위는 이를 인용했고, 협회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협회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협회는 “순환보직 정책을 운영 중이며, 통근시간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교통비를 순환보직비로 보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협회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인사이동에 대한 업무상의 필요성은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배치를 변경할 객관적 사유와 기업 운영의 합리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계약서상의 ‘순환보직’은 근무지 변경이 아닌, 보직 또는 부서 변경만을 의미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가 서울사무소 직원의 근무지를 ‘서울’, 북부센터 직원의 근무지를 ‘파주’로 명시해 채용공고를 낸 점 등을 볼 때, 서울사무소 직원에 대한 근무지 변경은 이례적인 조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전보된 직원들은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고, 교통비 또한 증가했다”며 “일부 직원은 재난 발생 시 1시간 이내 출근이 요구되는데, 근무지가 변경됨에 따라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커진 점 등을 고려하면 생활상의 불이익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협회가 당초 아무런 보전을 하지 않다가 구제신청 이후에야 월 20만원의 순환보직비를 지급한 점도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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