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연 오픈AI의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다. 구글·앤스로픽에 이어 일론 머스크의 xAI까지 다크호스로 등장해 챗GPT와 기술력·사용자 격차를 좁혀가고 있어서다. ‘스타트업’인 오픈AI와 달리 탄탄한 자금력을 지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저가 공세에 나서자 오픈AI는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xAI는 첫 코딩 에이전트 모델 ‘그록 코드 패스트1(그록 코드)’을 출시했다. xAI가 내놓은 첫 코딩 에이전트로 파일 편집과 버그 수정, 프로젝트 생성 등을 자동화했다. 그록 코드는 출시 후 하루 만에 AI 모델 통합 사용이 가능한 오픈라우터에서 앤스로픽의 클로드 소넷을 제치고 앱인터페이스(API) 사용량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9월 2일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 깃허브 코파일럿, 윈드서프 등 코딩 AI에 무료로 제공하는 ‘마케팅’ 영향도 있으나 기본 성능과 가격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록 코드는 입력 토큰(AI 연산 단위) 100만 개 당 0.2달러를 받는다. 경쟁사 하위 모델인 오픈AI GPT-5 미니가 0.25달러, 앤스로픽 클로드 하이쿠 3.5가 0.8달러, 구글 제미나이 2.5 플래시가 0.3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높다.
xAI 그록 시리즈는 초기에 혹평이 많았으나 7월 초 그록4 출시 후에는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는 최근 ‘상위 100대 AI 소비자 앱’ 보고서를 통해 8월 기준 웹과 모바일 AI 순위에서 그록이 각각 4위, 23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5월 조사에서 상위 50위 안에 들지 못했던 그록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셈이다.
오픈AI에 주도권을 내줬던 구글의 추격도 매섭다. 구글 제미나이는 웹·모바일 순위에도 모두 챗GPT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에서는 상위 50위 안에 노트북LM 등 4개 앱이 이름을 올려 실사용자 합계는 더욱 많다. 제미나이 웹 사용자는 챗GPT의 12%에 불과했으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힘입어 모바일 월간활성이용자(MAU)는 50%까지 추격했다고 한다. a16z는 “여전히 챗GPT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구글·그록·메타가 빠르게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발 주자들의 사용자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좁혀진 성능 격차가 꼽힌다. 최근 신형 AI들이 연일 성능비교(벤치마크)에서 신기록을 쓰는 가운데 GPT-5는 미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테크계의 한 관계자는 “AI가 상향 평준화돼 기업간거래(B2B)에서는 가격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는 서비스와 편의성을 두고 경쟁이 붙고 있다”며 “오픈AI가 API 가격 인하와 서비스 다변화에 힘쓰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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