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우 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가 안 풀린 상태에서 갑자기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판문점에서 만나자고 제안할 리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북 관계가 풀리지 않고 북미 관계만 풀렸다고 해서 대한민국 땅인 판문점이나 경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가능성은 없다”며 “남북 관계도 같이 풀렸을 때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중단되거나 연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한미 군사 훈련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돼야만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선 “(북한·중국·러시아) 3국이 군사동맹까지 확대되면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내다봤다. 우 수석은 “단순히 열병식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가는 것 정도면 크게 위협적이진 않다”며 “일반적인 친교를 나누고 삼각 군사동맹까지 가지 않는다면 여러 측면에서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승절에 참석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답했다. 우 수석은 “다만 접촉할 기회가 있다면 우 의장이 알아서 남북 관계 회복에 대한 권유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 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조율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 무대에 나온다는 것은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개혁의 각론에 대한 여권 내부의 이견과 관련해 우 수석은 “민형배 의원도 그렇고 임은정 검사장도 그렇고, ‘이런 방안이 제일 좋다’고 말하는 것은 좋은데 사람을 거명해서 (비판)하는 방식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이 문제를 토론하면서 인신공격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민 의원이나 임 검사장의 방식을 두고 “논쟁하랬더니 싸움을 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 의원은 검찰개혁안의 일부 내용에 이견을 표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본분에 충실한 것인가”라며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임 검사장은 나아가 정 장관을 ‘검찰개혁 5적’으로 규정하며 “검찰에 장악됐다”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