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피해로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된 강원 강릉에서 한 카페 사장이 전국에서 모여든 소방관들에게 무료 커피 제공에 나섰다.
강릉 강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허영준 씨는 지난달 30일 재난사태 선포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릉 가뭄에 힘써주시는 수많은 소방관분들에게 시원한 음료 한 잔 대접하고 싶다. 마음을 전할 방법이 이것뿐"이라고 글을 올렸다.
허 씨는 "재난 사태로 전국에서 소방관분들이 집결해 주시고 있다"며 "부담 없이 들러 커피 음료 한 잔씩 받아 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매장도 물 절약을 위해 일회용컵 사용과 디저트 최소화를 실천하고 있는데, 복귀하는 길에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직접 보고 즉흥적으로 이번 행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 4월 강릉 경포 산불 당시에도 소방·경찰·군인 등 현장 인력과 대피 주민들을 대상으로 커피를 무상 제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당분간 방문하는 모든 소방관분들께 무료 음료를 드리겠다"며 "앞으로 더 힘써주시는 분들을 찾아 다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주민들도 응원의 뜻을 보냈다. 강릉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먼 길 와서 고생하는 소방관분들께 감사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허 씨의 SNS에 "마음이 천사 같다",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멋지다", "사장님 돈쭐나세요"라며 박수를 보냈다.
한편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강릉 시민 생활용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사태 선포와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을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 같은 날 이를 공식 선포했고 현재 전국에서 집결한 71대의 소방차가 인근 지역에서 급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는 31일 가뭄 대책 회의를 열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해 대응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소방지부도 내일부터 사흘간 홍제정수장에서 커피차를 운영하며 음료와 간식 제공에 나선다.
손상기 지부장은 "같은 소방공무원으로서 전국에서 모인 동료의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커피차를 준비했다"며 "대원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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